🍣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마음까지 정화되는 맛
강남의 바쁜 골목 사이, 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조용한 공간. '진스시'라는 이름의 이 일식집은 첫인상부터 따뜻하고 깔끔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이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갈하게 놓인 앞접시와 수저, 장국 한 잔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식사의 시작을 예고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점심 메뉴 중 A코스인 4.2만원짜리. (2인분 기준)
정갈한 테이블 위, 작은 그릇마다 담긴 정성이 느껴진다. 시원하 차 한 잔과 부드러운 생선조림, 상큼한 샐러드까지. 조용한 점심,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한 상이었다. 특히 생선조림의 양념, 간이 다른 집에서 맛 볼 수 없었던 가장 인상깊었던 맛이었다. 🍵🥬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선명한 빛깔의 사시미 플레이트. 살짝 찰진 느낌의 참치, 육즙을 머금은 연어, 투명하게 빛나는 흰살 생선까지. 눈으로 먼저 즐기고, 젓가락을 옮길 때마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그 감촉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생와사비와 간장, 그리고 기분 좋게 씹히는 무순이 입맛을 돋우며, 이 집이 재료의 신선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채로운 해산물이 가지런히 놓인 한 접시. 탱글한 새우와 쫄깃한 문어, 싱그러운 미역까지 한입마다 바다의 향이 퍼지는 정갈한 모둠이었다. 특히 이집이 잘하는건 양념인 것 같다. 생선조림 양념과 더불어, 모듬 해산물 양념도 일품. 🌊🦐🥢
🍤 정성 가득 담긴 구성, 소소하지만 확실한 만족
ㅠ진스시의 매력은 단순히 생선의 신선도만이 아니다. 큼직한 새우튀김, 아삭한 양배추 샐러드, 은은한 단맛이 도는 감자샐러드, 새콤한 해초무침 등 다양한 사이드가 꼼꼼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각자 고유한 맛으로 식사의 균형을 잡아준다. 특히 새우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살아있어, 따뜻한 장국 한 모금과 함께 먹으면 그 조화가 입 안에서 절정을 이룬다.
또한 우동 국물의 깊은 감칠맛도 인상적이었다. 표고버섯과 유부, 파, 다시마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따뜻함을 품고 있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였다.
🪑 공간의 분위기가 더해주는 식사의 품격
음식만큼이나 감동적이었던 것은 바로 매장 내부의 분위기였다. 원목 톤의 인테리어, 군더더기 없는 좌석 배치, 천장에서 은은히 내려오는 간접 조명까지. 한적한 평일 낮, 바깥 세상의 분주함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 속에서의 식사는, 마치 일본 시골 마을의 작은 식 당에 잠시 들른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평화롭고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모던하면서도 차분한 매장 분위기 덕분에 식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옆 테이블과의 거리감도 적절하여 대화나 사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다. 특히 햇빛이 살짝 드리우는 창가 자리는 꼭 추천하고 싶다.
💭 식사를 넘어 하나의 경험으로 남은 시간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운다'는 의미를 넘어, 하나의 경험으로 남는다. 섬세하게 준비된 음식, 조용하고 안락한 공간, 그리고 친절한 응대까지. 모든 요소가 '진스시'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강남이라는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은 흔치 않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혹은 스스로를 위한 작은 보상처럼 들러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음에는 꼭 다른 계절의 진스시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맛과 분위기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식당이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서비스 부분이었다. 평일 낮이긴 했지만 종업원 분이 혼자서 홀을 담당하시다보니, 손님을 응대하는 일손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 점을 제외하고는 괜찮았던 식사였다.
숟가락은 다섯개 중에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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